AI 강의 AI리터러시, 생성형 AI활용법

AI의 파고 속에서 다시 묻는 유대인 식탁의 지혜

나박사AI 2026. 1. 31. 06:00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소수 민족이 어떻게 인류의 지성사와 경제사의 흐름을 주도하는가. 노벨상 수상자의 22%, 나스닥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 그리고 아이비리그를 가득 메운 유대인들의 저력은 단순한 지능의 우월함이 아니라, 수천 년간 정교하게 다듬어진 그들만의 사유 방식에 기인한다.



그 중심에는 13세 성인식인 ‘바르 미츠바’에 이르기까지 매일 밤 저녁 식탁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질문과 토론의 장이 존재한다. 유대인 아버지는 자녀에게 "오늘 무엇을 배웠니?"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 "오늘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다. 이 짧은 문장의 차이는 지식을 수용하는 수동적 태도와 지식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능동적 태도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하브루타’식 교육은 아이의 뇌를 단순한 정보 저장소가 아닌, 고도로 숙련된 연역적 사고와 비판적 검증의 장으로 진화시킨다. 아버지는 식탁에서 아이의 대답에 끊임없이 반론을 제기하며 논리의 허점을 파고든다. 아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방어하기 위해 더 깊은 사고의 심연으로 내려가 논리적 근거를 길어 올린다. 이 과정에서 길러지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의심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는 ‘사유의 근육’이다. 그들이 나스닥의 복잡한 금융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노벨상의 토대가 되는 근본적인 물리적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이 식탁 위에서 단련된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힘’에 있다.

오늘날 인류는 생성형 AI라는 미증유의 기술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거대언어모델은 인간이 평생을 걸쳐도 다 읽지 못할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요약하고 정답에 근사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지식의 희소성이 사라진 시대, 정답의 가치는 역설적으로 영(0)에 수렴하고 있다.



누구나 정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결국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라는 질문의 힘이다. AI는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제시할 뿐, 존재하지 않는 가설을 세우거나 윤리적 판단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다. 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AI가 내뱉은 답을 외우는 자가 아니라, AI를 향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의 진위와 가치를 분별하는 자가 될 것이다.

행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 AI 기술의 확산은 공공의 의사결정과 거버넌스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데이터에 기반한 효율성은 극대화되겠지만, 그 속에 숨겨진 편향성과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을 감시할 수 있는 비판적 안목은 더욱 절실해진다. 또한 AI와 NFT가 결합하여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과 창작의 개념이 재정의되는 시대에는, 기술적 이해도를 넘어 ‘가치’를 규정하는 인문학적 성찰이 필수적이다. 유대인들이 식탁에서 다루었던 정답 없는 탈무드의 난제들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기술적·윤리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지혜의 원형과 맞닿아 있다. 그들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변하지 않는 가치’를 ‘변하는 기술’ 위에 세우는 법을 교육해온 셈이다.

우리는 이제 질문의 방향을 안으로 돌려야 한다. AI 속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유의 고유성을 회복해야 한다. 유대인들의 13년은 단순한 인내가 아니라, 한 인간을 지적 주체로 바로 세우기 위한 경건한 시간의 축적이다. 우리 역시 가정의 식탁을 지식 전달의 장에서 사유의 실습장으로 복원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눈을 맞추며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지고, AI가 내놓은 매끄러운 답변 뒤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즐겨야 한다.

미래를 지배하는 자는 기술을 소유한 자가 아니라, 그 기술에 영혼을 불어넣는 질문을 던지는 자다. 결국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인터페이스는 화면 속의 프롬프트가 아니라, 우리 집 저녁 식탁 위에 놓인 따뜻한 대화와 날카로운 의문의 눈동자가 될 것이다.

필자 소개: 나병인 가천대학교 겸임교수(행정학박사), 한국AI NFT협회 이사. AI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와 거버넌스, 그리고 미래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와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생각할 거리: 오늘 저녁, 자녀 혹은 가족에게 건넬 '단 하나의 질문'은 무엇입니까?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세요.